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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기사단 1
김형배 지음 / 마나문고 / 2020년 8월
평점 :
숲노래 만화책 2021.4.3.
만화책시렁 332
《20세기 기사단 1》
김형배
마나문고
2020.8.15.
어릴 적에 읽던 《20세기 기사단》이 새롭게 나왔습니다. ‘마나문고’는 《로버트 태권브이》하고 《20세기 기사단》 두 가지를 되살려서 선보입니다. 지난날 어린이한테 꽤 사랑받던 그림꽃책을 곱게 여밀 뿐 아니라 싼값으로 장만할 수 있기도 합니다. 뜻있으면서 고맙습니다. 마흔 해 만에 되읽는 동안 어릴 적에 미처 몰랐던 ‘나라에서 아이들을 어떤 길로 이끌려 했나’라든지 ‘착하고 나쁘다는 잣대’로 ‘착한 쪽은 나쁜 쪽을 마구 짓밟아도 된다’는 얼거리는 어쩐지 쓸쓸합니다. 무엇보다 ‘싸움놀이를 아이들이 좋아하고 부러워하며 높이 사도록 북돋우는 얼거리’는 서슬퍼런 총칼나라에서 짓눌린 숨통을 얄궂게 풀어낸, 1980년대란 굴레에서 아쉬운 대목이 자꾸 보입니다. ‘십자군’을 흉내낸 ‘기사단’이어야 아늑하다(평화)는 생각은 오늘날까지 그대로이지 싶어요. 싸움연모(전쟁무기)가 있어야 싸움을 막는다는 쳇바퀴이거든요. 바로 이 싸움연모를 더 세고 크게 지으려 하니 싸움이 외려 더 세고 크게 불거집니다. 2021년에 1981년 그림꽃책을 섣불리 잴 수는 없어요. 그저 그때에는 이렇게 어린이를 내몰던 터전이었고, 오늘날에도 이 터전은 좀처럼 거듭날 틈바구니가 잘 안 보일 뿐입니다.
ㅅㄴㄹ
먼 옛날 십자군의 멋을 살린 이 평화 기사단은, 두말할 필요 없이 수많은 소년소녀들에게 있어 선망의 대상이다. 이 얼마나 멋있는 일이냐! 정의의 기사로서 … 악을 응징하는 백마의 멋진 기사! 말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는 이야기다. (16∼17쪽)
“너 지금 나보고 뭐라고 했지?” “계집, 아, 아니 실례! 조그마한 여자애라고 했어.” (85쪽)
“기사단에 선발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는 너도 잘 알잖아! 그런데 이제 와서 그만두겠다니 넌 억울하지도 않냐? 그러고도 네가 남자야! 탈영은 최대 불명예인 동시에 수치야.” (17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