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바메의 가위 2
마츠모토 스이세이 지음, 오경화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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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2021.4.3.

만화책시렁 324


《츠바메의 가위 2》

 마츠모토 스이세이

 오경화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0.9.30.



  우리 집 어린씨하고 푸른씨는 머리집에 안 갑니다. 둘이 퍽 어릴 적에는 한두 판쯤 갔으나 이제 더는 안 가요. 머리카락이 조금 길다 싶으면 집에서 스스로 머리끝을 손질합니다. 다른 사람이 머리카락을 손대기에 싫기보다는, 여느 머리집에서 나는 냄새가 코를 찌르고 매캐하다고 여겨 꺼립니다. 저도 머리집을 안 다닙니다. 자라는 대로 두다가 묶고, 좀 길거나 머리끝이 갈라지면 스스로 손질합니다. 《츠바메의 가위 2》은 머리집에서 일하는 아가씨를 다루는데, 머리집을 안 다닌 지 한참 될 뿐 아니라, 온집안이 머리집을 아예 안 가는 판이지만, 이웃이 가위를 손에 쥐고서 어떤 눈빛으로 삶빛을 바라보는가 하고 헤아리려고 읽었습니다. 이 그림꽃책은 석걸음으로 매듭짓느라 줄거리를 꾹꾹 눌러대면서 밀어붙이기에 두걸음이나 석걸음은 퍽 엉성한데요, 머리집이건 빨래집이건 꽃집이건 책집이건 찻집이건 가게를 꾸리며 마을에서 일하는 마음은 모두 한결같다고 생각해요. 저마다 다른 길을 즐기고, 저마다 다른 눈빛을 돌보고, 저마다 다른 마음으로 사랑을 가꾸고, 저마다 다른 이웃으로서 만날 테지요. 이웃이라는 삶빛을 살며시 담아내기는 하지만, 어쩐지 줄거리가 너무 헐거워, 새삼 되읽어도 아쉽기만 합니다.


ㅅㄴㄹ


“하지만 츠바메, 이 가게가 없어지면 어른이 됐을 때, 우린 도대체 누구한테 이 머리를 맡기겠어?” (24쪽)


“그렇다면 똑똑히 보시죠. 이게 바로 아버지 대부터 40년간 낮이고 밤이고 계속 연마해 온 무딘 칼이니까요. 긴자의 명인이라 칭송받는 장인 곁을 묵묵히 지켜온 이 물건이, 그 허리춤에 매단 사브르와 비교해서 뭐가 어떻게 처진다는 거죠?” (54∼55쪽)


“기술에는 반드시 인격이 드러나게 되어 있어. 키타가와 자네가 커트하는 머리는 전부 자네, 그 자체지.” (109∼1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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