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3.29.


《책방 주인》

 레지 드 사 모레이라 글/이희정 옮김, 예담, 2014.3.7.



곁님 동생네 아이들이 놀러왔다. 막 걸음마를 뗀 아기는 이것도 잡고 싶고 저것도 만지고 싶다. 무엇이든 손을 대고 싶으며, 요 말 조 말 들으면서 다 따라하고 싶다. 젖먹이 티를 벗고서 스스로 서고 걷는 아기들을 바라보며 우리 집 두 아이가 자라던 나날을 되새긴다. 우리 집 두 아이는 첫돌부터 낮에는 천기저귀를 벗겼다. 온집이 똥오줌바다가 되어도 빙글빙글 웃으면서 “똥이 마렵고 쉬가 마려우면 저기 앉아서 하자” 하고 이끌었다. 이렇게 한두 달을 하면 돌잡이 아기도 조금씩 똥오줌을 가리고, 두돌을 넘으면 그냥 싸는 일이 드물고, 석돌을 넘으면 스스로 챙길 줄 알더라. 아기나 아이가 뭘 만지고 싶다 하면 다 만지게 하되 ‘무엇이고 어디에 쓰며 어떤 결인가’를 찬찬히 들려주면 된다. 《책방 주인》을 읽었다. 뭔가 이야기를 풀어내려는 듯하다가 끝났지 싶다. 글감은 책집이되 썩 책집을 말하거나 드러내지는 못하네 싶다. 글쓴이는 책집마실을 얼마나 했을까? 누구나 책집에서 다른 빛을 느끼고 누릴 텐데, 책·책집·책집지기·책손·책벗을 조금 더 오래 두루 널리 깊이 살가이 사귀고서 글을 썼다면 확 달랐으리라 본다. 무엇이든 만지고 싶은 아기처럼 무슨 책이든 다 읽고 누구이든 다 만났으면 이녁 글이 빛났을 테지.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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