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3.24.


《우리 집이 더 높아!》

 지안나 마리노 글·그림/공경희 옮김, 개암나무, 2013.3.3.



집을 새로 짓는 옆집에서 커다란 돌을 차곡차곡 쌓는다. 단단하게 밑을 받치려는 뜻일 텐데 쿵쿵 울린다. 고흥살이 열한 해를 돌아보면, 마을에서 쿵쿵 울리는 일을 할 적에 어느 누구도 미리 알려주거나 얼마나 이런 일을 한다고 밝힌 적이 없다. 면소재지에서는 쓰레기를 태우지 말라고 날마다 떠들지만 정작 마을을 돌면서 살피는 일은 없다. 벼슬아치는 ‘마을방송을 하루에 몇 판씩 했다’고 밝힐 테지만 정작 마을사람은 다들 무엇이든 다 태워서 매캐한 기운이 날린다. 《우리 집이 더 높아!》가 새삼스럽다. 햇볕도 바람도 풀꽃나무도 같이 나누는 별이요 마을일 텐데, ‘우리 집이 더 높’으면 뭐가 좋을까. 네가 높은 꼴을 못 보겠다는 마음보라기보다, 함께 즐기면서 아름다울 길은 생각조차 못하는 채 길드는 삶인 셈이지 싶다. 벼슬꾼하고 장사꾼은 으레 되살림(재생사업)이니 예쁨(도시미화)이니 떠들지만, 하나같이 뒷주머니를 차려는 속셈이었다고 느낀다. 더 높이 쌓는 잿빛집으로 서울이나 시골이 아름다울까? 아니다. 누구나 마당을 누리고 해바람비에 풀꽃나무를 맞이할 수 있어야 아름다운 삶터가 되겠지. 자전거 타는 맨손이 시원하다. 봄이 깊어 간다. 봄볕하고 봄바람이 스며들어야 비로소 집이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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