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1.3.31.

오늘말. 주름잡다


주름잡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뽐내야 한다고 여기는 분이 있어요. 우쭐대면서 보람이라고 여기는 때가 있더군요. 기운이 세니까 여럿 앞에서 주름을 잡겠지요. 꼭두머리가 되어 이끈다고 여겨 힘센 모습을 어쩐지 내세우고 싶은가 봐요. 뭔가 조금 낫기에 앞장을 설 만해요. 앞길을 헤치는 만큼 자랑스레 생각할 수 있어요. 앞이나 뒤란 뭘까요? 꼭두나 꼴찌는 뭔가요? 힘은 어떻게 쓰기에 아름다울까요? 기운은 어떻게 내면서 사랑스러울까요? 내가 높으면 너는 낮아요. 네가 높으면 내가 낮을 테지요. 한쪽이 높거나 낮으면 어깨동무가 안 돼요. 첫째를 따지니 둘째뿐 아니라 막째가 나오고, 첫손이 되려 하니 줄줄이 뒤에 섭니다. 들판에서는 모든 풀꽃이 나란히 자랍니다. 숲에서는 모든 목숨이 어우러집니다. 따로 돌봄칸이 없어도 서로 돌봐요. 굳이 지킴칸을 안 세워도 다같이 지키는 마음입니다. 손수 밥을 차려서 누려도 좋고, 때때로 나름밥을 시킬 수 있어요. 땀흘려 지은 살림이지만 마무리가 덜 되거나 망가졌으면 뒷갈무리를 할 노릇입니다. 앞길처럼 뒷길이 있고, 앞손처럼 뒷손이 있어요. 어디에서나 즐겁고 사랑스러워 아름다운 숨빛이기를 빕니다.


ㅅㄴㄹ


기운세다·힘세다·꼭두머리·우두머리·꼭두·꼭두자리·앞·앞길·앞장·높다·드높다·드세다·끌다·끌고 가다·이끌다·당기다·내세우다·나서다·첫째·첫손·첫자리·첫머리·자랑·우쭐대다·뽐내다·힘·주름잡다 ← 헤게모니


뒷갈무리·뒷갈망·뒷손·뒷손질·되받이 ← 리콜


나름밥 ← 배달음식


돌봄칸·살핌칸·지킴칸 ← 관리실, 숙직실, 당직실, 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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