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1.3.31.

오늘말. 잡히다


마음이 가니까 시나브로 끌려갑니다. 마음이 안 가는데 끌릴 일이 없습니다. 누가 다리를 붙잡아서 그대로 머물기도 하지만, 마음이 좋아서 스스로 붙잡히기도 합니다. 왜 사로잡힐까요? 무엇이 마음에 들기에 푹 빠져서 마냥 바라볼까요? 잠길 만한 빛을 생각합니다. 홀릴 만한 바람을 헤아립니다. 처음에는 좋아서 머물러요. 좋다고 느끼는 마음이 무르익어 사랑으로 나아간다면, 곁에 머무르지 않아도 언제 어디에서나 함께인 줄 깨달을 테니, 이제는 늘 즐겁게 웃을 만합니다. 너무 좋아하기에 잡히거나 휘둘립니다. 볼모가 되고 말아요. 남을 띄우지 말고 스스로 튀기지 마요. 저마다 다른 눈빛을 사랑하면서 반갑게 만나요. 부풀림질은 창피합니다. 떠벌리기란 부끄럽습니다. 지나치게 높이기에 쑥스러워서 자리를 물러나는 분이 있지만, 치켜세울 적에 남사스러운 줄 모르면서 콧대를 올리는 분이 있어요. 넋을 차릴 줄 알면 얽매지도 얽매이지도 않습니다. 누구는 고깃물에 고깃살이 있는 밥자리를 좋아하고, 누구는 풀포기에 열매 한 알인 밥자리로 넉넉합니다. 더 나은 밥자리는 아니에요. 다르게 즐깁니다. 스스로 가꿉니다. 밥길도 삶길도 숨길도 하나입니다.


ㅅㄴㄹ


끌리다·끌려가다·붙잡다·사로잡다·빠지다·잠기다·홀리다·좋다·즐겁다·매다·낚다·얽매다·묶다·쏠리다·잡다·잡히다·휘둘리다·볼모·놈·놈팡이 ← 포로(捕虜)


돋보다·도두보다·띄우다·올리다·떠벌리다·튀기다·부풀리다·불리다·치켜세우다·높이다·창피하다·부끄럽다·남사스럽다·쑥스럽다·지나치다·고맙다·말잔치·높임말·높이는 말·무슨·아닌 ← 과찬(過讚), 과찬의


고깃물·국물 ← 육수(肉水)


고깃살·날고기·날살·싱싱고기·살·살점·살덩이 ← 회(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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