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빛 2021.3.29.

책하루, 책과 사귀다 7 많이 드셔요



  저 스스로 안 하는데 남더러 하라 말하지 않습니다. 저 스스로 안 즐기는데 이웃더러 해보라 얘기하지 않습니다. 저 스스로 하기에 동무한테 들려주고, 저 스스로 누리기에 아이들한테 물려줍니다. “많이 먹어.” 같은 말을 어릴 적부터 꺼렸습니다. 왜 많이 먹어야 하는가 싶더군요. 어린 저로서는 ‘밥보다 놀이’였기에 “안 먹어도 좋으니 마음껏 놀아.” 같은 말이 반가웠어요. 이웃이나 동무를 만나서 밥자리에 있다 보면 “많이 먹으셔요. 왜 이렇게 안 먹으셔요?” 하고 물어보십니다만, 저는 누구한테도 “책 많이 읽으셔요. 삶을 많이 배우셔요. 옷을 많이 입으셔요. 더 많은 책집에 다니셔요.” 하고 말하지 않아요. 제가 책을 많이 읽거나 여러 책집을 다니더라도 저로서는 늘 ‘즐거움’ 하나일 뿐 ‘많이’가 아닙니다. 즐겁도록 알맞게 먹으면 되고, 즐겁도록 알맞게 입으면 되고, 즐겁도록 알맞게 벌어서 살림을 지으면 돼요. 모든 책은 ‘즐겁게’ 읽어야 할 뿐입니다. ‘많이’ 읽거나 ‘더’ 읽지 맙시다. 모든 글이나 말은 ‘즐겁게’ 쓰고 나눌 뿐입니다. ‘많이’ 쓰거나 읊지 맙시다. 아이들한테 많이 먹이지 마요. 아이들한테 많이 읽히지 마요. 어른인 우리 스스로 늘 즐겁게 하루를 짓기를 바라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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