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3.22.


《나바니와 함께하는 델리 이야기》

 안 브누아 르나르 글·밀렌 리고디 그림/이정주 옮김, 별똥별, 2012.2.16.



딸기꽃이 핀 지 며칠 된다. 곁님이 “딸기꽃이 어디 피었는데?” 하고 묻기에 앵두나무 곁에 피었다고 알려준다. 비닐집 밭딸기야 한겨울에 심어서 이즈막에 쏟아질 테지만, 비바람해를 먹는 들딸기는 이즈막부터 흰꽃을 피우면서 봄볕을 듬뿍 먹고서 여름 들머리까지 빨간알을 맺지. 뒤꼍에 서서 우리 집 봄풀이랑 봄꽃을 누리자니 ‘호로로롱삐쭁삐쭁삣삣’ 하고 노래하는 새가 있다. 멀잖은 멧자락에서 노래한다. 엎어지면 닿을 만큼 가깝다. 언제 우리 집 후박나무로 날아와서 노래해 주겠니? 네가 후박나무에 앉아서 노래하면 마을이 쩌렁쩌렁 울릴 듯해. 《나바니와 함께하는 델리 이야기》는 인도 델리란 큰고장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얼크러지는가를 들려준다. 새삼스럽지만 델리도 인도도 사람이 더없이 많다. 이 나라 서울이며 부산 같은 큰고장도 사람이 물결을 친다. 그냥 사람물결이자 사람바다이다. 다 다르면서 아름다운 사람인데 몇 곳에 너무 몰키면 어지럽다. 나무가 빽빽하면 외려 온나무가 괴롭듯, 사람도 빽빽하면 서로 괴롭기 마련. 몰키기에 잿빛집(아파트)을 그렇게 올리고, 몰킨 탓에 그렇게 마을헐기(재개발)를 밀어붙인다. 들이며 풀꽃나무를 누리는 시골에 잿빛집이 덧없듯, 서울이 소담스런 마을로 탈바꿈하기를 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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