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3.21.
《오늘을 조금 바꿉니다》
정다운과 다섯 사람 글, 자그마치북스, 2020.8.18.
어제 온 비는 어제 뒤꼍에서 노래하던 개구리가 미리 알려주었을까. 마당이며 뒤꼍에 서서 봄비를 맞으면서 빗줄기를 바라보다가 생각한다. 어제 곁님이 “그런데 우리 집 개구리가 왜 울지? 혼자 있는데?” 하고 물었으나 대꾸를 못했다. 이제 와 돌아보니 “얘들아, 옆에서 시끄럽고 먼지를 매캐하게 날리지? 걱정하지 마. 곧 비가 와서 다 씻어 줄 테니까.” 하고 속삭여 주었지 싶다. 오늘 비를 뿌리면서 씽씽 부는 바람을 바라보다가 생각한다. 어제 잔뜩 낀 구름이 슬쩍 알려준 셈일까. “이봐, 비로 매캐한 먼지를 씻고 바람으로 확 털어낼게.” 《오늘을 조금 바꿉니다》는 책이름처럼 조금 바꾸려는 몸짓을 들려준다. 많게도 적게도 아닌 조금이다. 모든 일은 모름지기 똑같다. 한꺼번에 하려고 달려들면 지치거나 담에 부딪힌다. 아무리 얄딱구리한 일본 말씨라 해도 조금씩 손질하면 된다. 삶도 조금씩 배우고, 살림도 조금씩 익히고, 사랑도 조금씩 깨닫고, 푸른길도 조금씩 걸으면 된다. 책도 조금씩 읽고, 말도 조금씩 하고, 하루도 조금씩 가꾸면 된다. 첫걸음이 온걸음이다. 두걸음은 꽃걸음이다. 석걸음은 노래걸음이요, 넉걸음은 나비걸음일 테지. 멀리 갈 생각보다는 오늘 이곳에서 즐겁게 지필 이야기를 생각하면 된다.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