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1.3.23.

오늘말. 붙임띠


소리를 담아서 들려주는 살림을 놓고서, 끈끈이 같거나 척 붙이는 살림을 두고서, 똑같이 ‘테이프’란 낱말로 가리킵니다. 소리가 같으면서 다른 말은 여럿이니 그러려니 지나칠 만하지만, 영어 ‘테이프’를 ‘소리그릇·소리접시’하고 ‘끈끈이·붙임띠’처럼 새롭게 갈무리하는 우리말로 나타내려는 어른이 드물었다는 대목이 새삼스럽습니다. 눈썰미가 얕은 셈일까요. 눈가늠조차 안 하거나 눈대중마저 없은 셈일까요. 말을 짓는 잣대란 따로 없습니다. 삶을 지으면서 말을 짓기 마련입니다. 틀에 박힌 말짓기가 아닌, 날마다 새롭게 삶을 짓듯 언제나 즐겁게 말을 가르고 나누고 고르면서 이야기를 담습니다. 조각 하나에서 실마리를 얻어요. 토막 하나에서 깨달아요. 누가 도맡는 일이 아니듯, 몇몇이 도차지하는 말짓기가 아니에요. 혼자하는 살림짓기가 아니듯 홀로하는 말짓기가 아니랍니다. 몇몇 사람이 잡고서 흔들 수 없습니다. 모든 말이 비롯하는 자리란 모든 삶이 태어나는 터전이에요. 숨결이 자라듯 생각이 자라고 말이 자라면서 슬기로운 빛살이 처음으로 생기니, 오늘 이곳에서 말 한 마디가 나옵니다. 사랑을 나란히 마음에 심으니 말도 삶도 나지요.


ㅅㄴㄹ


소리그릇·소리접시·끈끈이·붙임띠 ← 테이프


잣대·틀·똑같다·같다·나란히·고르다·고루·가르다·나누다·쪼개다·눈·눈길·눈높이·눈썰미·눈대중·눈가늠·덜다·맞추다·조각·토막·칸 ← 등분(等分)


도차지·혼차지·홑차지·홀로차지·혼자하다·홀로하다·움켜잡다·움켜쥐다·거머잡다·거머쥐다·잡다·쥐다·휘어잡다 ← 매점매석


나온곳·난곳·지은곳·나오다·나다·처음·비롯하다·생기다·자라다·자라나다·태어나다·있다 ← 원산(原産), 원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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