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1.3.23.

오늘말. 좀체


도무지 안 되겠구나 싶으면 손을 떼는 길이 있습니다. 영 아니다 싶으면 그만하는 길이 있어요. 눈꼽만큼도 알아들으려 하지 않는다면 가벼이 떠나는 길이 있지요. 좀처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물러설 수 있어요. 참말로 그만두어도 됩니다. 아무리 애쓰더라도 담치기에 그칠 때가 있고, 아무래도 어렵다면 새길을 생각할 수 있어요. 뭐 아직 때가 아닐 수 있어요. 할 자리도 펼 터도 아니기에 돌아서야 할 만합니다. 서울에서만 해야 하지 않고, 큰마당이 아니라서 서운할 까닭이 없어요. 더 커야 좋을 까닭이 없고, 수수하기에 빛이 안 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마음이 어디로 가는가를 읽기로 해요. 좀체 안 된다면 푹 쉬어 봐요. 쉬 해내기 어려운 일이 있기 마련이고, 쉬 풀리면서 하나도 힘이 안 드는 일이 있어요. 모름지기 마음을 먹고서 첫발을 내딛기 나름입니다. 어찌해야 좋을까 모르겠다면 두 손을 다 내려놓고서 낮잠을 자도 좋아요. 몸에서 힘을 뺀 채 단잠에 들다 보면 어쩐지 기운이 새로 솟아요. 푹 자고 일어나서 마을길을 걷고, 봄을 맞이해서 찾아온 새를 헤아리먀 숲길을 걸어요. 이리하여 우리는 다시 서지요. 꿈길 앞에, 사랑자리 곁에.


ㅅㄴㄹ


도무지·영·눈꼽만큼도·쉬·통·아니·참·참말·참말로·하나도·조금도·좀처럼·좀체·죽어도·아무리·아무래도·아주·짜장·무릇·모름지기·뭐·어찌·어쩐지·그래서·그러니까·그리하여·이리하여·다시 말해·말하자면·곧·그야말로·이야말로 ← 도시(都是)


서울·고을·고장·마을·곳·자리·터·크다·큰고을·큰고장·큰골·큰마당·큰물·큰바닥 ← 도시(都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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