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3.15.
《내가 담그는 뚝딱 고추장》
바람하늘지기 밑틀·고은정 글·안경자 그림, 철수와영희, 2021.3.8.
면사무소에서는 날마다 ‘비닐·플라스틱을 함부로 태우지 말’고 ‘멧자락 곁에서 불을 피우지 말’라고 알리지만, 정작 어느 마을에서나 무엇이든 태운다. 타다 만 부스러기가 우리 집 마당이나 뒤꼍이나 대문 옆으로 날아드는데 그야말로 온갖 것이 굴러다닌다. 곰곰이 보면 면사무소는 알리는 말만 떠들 뿐 정작 마을을 돌면서 살피거나 다독이지 않는다. 군청도 매한가지요, 농협이든 어디이든 코빼기를 비추는 일이 없다. 벼슬아치나 길잡이(교사)는 모두 책상맡에서 맴돈다. 《내가 담그는 뚝딱 고추장》을 읽어 본다. 어린이도 뚝딱 하고 고추장을 쉽게 담그는 길을 들려준다. 참말로 뚝딱 해낼 수 있다지. 품을 줄이고 손을 덜 써도 즐거이 밥살림을 누리는 길을 알려주니 좋다. 다만, 애써 담근 고추장을 유리병에 두면 좋겠다. 나무숟가락이나 스텐숟가락을 쓰면 좋겠다. 품이나 손이 덜 가도 넉넉히 살림을 짓는 길뿐 아니라, 품이나 손이 제대로 가면서 더욱 따사로우면서 싱그러이 하루를 가꾸는 눈빛을 보태면 좋겠다. 큰가게에서 비닐자루를 못 쓰게 한다고 떠든 지 얼마 안 되지만, 돌림앓이를 앞세워 한벌살림(1회용품)이 부쩍 늘어난 판이다. 땅을 사랑으로 돌보지 않는다면 돌림앓이는 안 끝난다. 나라지기와 우리는 뭘 봐야 할까?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