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3.14.


《그렇게 삶은 차곡차곡》

 사카메 히토미 글·그림, 웃는돌고래, 2017.10.12.



문득 돌아보면, 인천이란 큰고장에서 나고자라는 동안에도 으레 꽃을 보았다. 꽃이름이며 풀이름이며 나무이름이 늘 궁금했다. 우리 어머니한테뿐 아니라, 가까이에 어른이 있으면, 누구한테라도 이름을 물었다. 이름을 제대로 짚거나 알려주는 어른은 드물었다. 나중에는 스스로 책을 살피며 이름을 견주려는데, 비슷해 보이는 풀이 많구나 싶어서 두 손을 들었다. 그래도 나비 이름은 제법 알아보기 쉽더라. 나비는 풀꽃처럼 아주 비슷하지는 않다고 느꼈다. 어른들은 왜 풀꽃이나 나무나 나비 이름을 잘 모를까? 요새는 숲을 가까이하려는 어른이 늘고, 숲을 다루는 그림책을 아이들하고 읽는 어른도 꽤 있으나, 아직 한참 멀다. 아무래도 숱한 어른은 숲이나 시골이 아닌 큰고장이나 서울에서 일자리를 찾아서 살아가니, 어른들 스스로 풀꽃이나 나비한테 마음을 덜 쓰거나 안 쓰겠지. 《그렇게 삶은 차곡차곡》을 지은 분은 일본에서 나고자라 이 나라에서 짝을 맺고 아이를 낳았단다. 글님이자 그림님으로서는 두 나라를 품는 삶길이다. 둘을 품는 만큼 둘을 바라보고 생각하면서 삶으로 녹이는 길이 되겠지. 시골사람인 나더러 서울(도시)하고 좀 사귀라 말하는 분이 많은데, 서울 이웃님부터 숲하고 좀 사귀면 좋겠다. 삶을 푸르게 가꾸면 좋겠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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