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종이나라 : ‘그림책심리코칭지도사’란 자격증이 있는 줄 처음으로 알고 깜짝 놀랐지만, 이내 마음을 다스린다. 빵을 굽고 밥을 짓는 살림마저 자격증으로 따지는 판이니, ‘그림책읽기’를 놓고도 자격증을 따질 만하겠지. 빨래하고 아이를 돌보는 자격증도 있겠지. 빨래집(세탁소)을 차리거나 돌봄집(유치원)을 열자면 이런 자격증이 있어야 하리라. 가만 보면,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빛꽃(사진)을 다룰 적에도 자격증(또는 졸업장이나 등단 경력)을 따진다. 뭐, 어디에서든 이모저모 따질 수 있을 테지만, 어떤 일을 할 적에 자격증이나 졸업장이나 경력을 내밀어야 한다면, 미친나라이지 싶다. 마음으로 읽고 사랑으로 나누며 살림으로 녹이면 될 그림책이요, 아이돌봄이요, 빨래요, 빵굽기에 밥짓기요, 글쓰기에 그림그리기에 빛꽃담기라고 생각한다. 자격을 매기고 졸업을 시키는 자리에는 어김없이 돈이 오갈 텐데, ‘자격·졸업은 어떤 돈으로도 주거나 받을 수 없’어야 아름나라에 사랑나라가 될 테지. 왜냐고? 마음에 무슨 자격을 매기는가? 사랑에 무슨 졸업이 있는가? 누구나 읽고 즐기며 나눌 그림책이자 글이자 빛꽃이자 살림이자 빵이자 밥이자 빨래이자 오늘이다. 자격증이나 졸업장이 있어야 사랑짝을 만나 아이를 낳지 않는다. 오직 사랑하는 마음이기에 사랑짝을 만나 아이를 낳고 돌본다. 오직 사랑하는 마음이기에 두 손에 그림책을 쥐고서 아이랑 나긋나긋 읽고 누린다. 미친 종이나라가 아름다이 사랑나라로 탈바꿈하기를 빈다. 2021.3.18.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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