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서른 해 : 서른 해를 묵은 주먹질(학교폭력)을 이제서야 들추는 까닭이 뭐냐고 따지는 사람이 있기에, 어떤 잘못이든 마감(시효)이란 있을 수 없다는 말을 들려주고 싶다. 잘못을 저질렀으나 스스로 잊거나 뉘우친 적이 없다면 이이한테는 언제까지나 마감이 없지. 잘못을 환하게 밝히고서 고개숙이거나 눈물로 씻고서 거듭난 삶길이 아니라면, 잘못값을 치러야 하지 않을까. 더구나 서른 해 앞서는 어른들 주먹질이 흔했고 군대에서도 버젓이 두들겨팼을 뿐 아니라 여느 어버이도 숱하게 때렸다고들 말하는데, ‘서른 해 앞서라 해서 모든 사람이 다 때리지 않았다’는 말을 보태고 싶다. 서른 해를 지났으니 잊거나 넘어가도 좋을까? 그때에는 으레 두들겨패는 주먹나라에 총칼나라였으니 ‘잘못이 잘못이 아니라’고 눙쳐도 될까? 생각해 보라. ‘다들 때리고 맞는 판’이었기에 ‘가벼운 주먹다짐이나 얼차려는 아무것이 아니’라고 한다면, 일본이 총칼을 앞세워 이웃나라를 집어삼키고 괴롭힐 뿐 아니라 죽인 짓도 더는 말하지 말아야 할 노릇이리라. 모든 주먹질이나 총칼질은 주먹을 휘두르거나 총칼로 찔러댄 이들이 주먹이며 총칼을 몽땅 치워버리고서 참사람으로 거듭나지 않는다면 안 사라진다. 서른 해가 아닌 삼백 해가 흘러도 멍울이나 티끌은 가시지 않는다. 2021.3.16.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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