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오늘말. 쌈짓돈


우리말 ‘돈’은 재미있게 태어났습니다. 돌고돌아서 돈이라고 하는데, 참말로 ‘도’라는 말밑이 ‘돌다·동그라미’하고 맞물릴 뿐 아니라, ‘동글동글·둥글둥글’로 나아갑니다. 곁돈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동글동글한 사람이 되고, 살림돈을 어떻게 건사하느냐에 따라 돌머리 같은 사람이 됩니다. 아이들은 소꿉돈부터 만납니다. 어른은 주머니를 차면서 샛길로 가기도 합니다. 모름지기 돈이 있기에 잘 다루거나 돈이 없기에 못 다루지 않아요. 스스로 어떤 마음으로 삶을 가꾸는 길을 어버이나 어른한테서 슬기롭게 물려받느냐에 따라 참말로 달라질 뿐입니다. 처음이 대수롭습니다. 첫길을 잘 닦을 노릇입니다. 첫밗이 어설펐다면 이다음에는 꾸밈없이 다시 배우면서 밑자락을 가다듬어야지요. 뿌리가 아름답고 튼튼해야 줄기도 아름답고 튼튼히 올라요. 쌈짓돈이기에 숨겨 놓기도 하지만, 쌈짓돈이라서 그대로 이웃하고 나누기도 합니다. 우리는 어느 길에 설 적에 사랑다울까요? 우리는 어떤 몸짓이 되기에 이 땅에 빛으로 태어난 보람이 될까요? 워낙 가난했기에 넉넉히 나누는 길이 있고, 짜장 가멸찼기에 즐거이 함께하는 길이 있습니다.


ㅅㄴㄹ


돈·곁돈·쓸돈·살림돈·쌈짓돈·소꿉돈·주머니·곁주머니 ← 용돈(用-)


모름지기·워낙·짜장·참·참말로·처음·첫길·첫밗·첫자리·고스란히·꾸밈없이·밑·밑동·밑바탕·밑자락·밑줄기·뿌리·바탕·싹·-답다·-다운·나다움·나다·태어나다·나오다·그대로·도로·있는 그대로·제대로·제자리·예전·옛·옛날·옛적 ← 본래(本來), 본래의, 본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