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2021.3.14.
숨은책 502
《여류보도사진가 마가레트 버크-화이트》
장양환 엮음
해뜸
1988.7.17.
1998년 여름이 저물 무렵 사진기를 다루고 사진을 찍는 길을 처음 배웠습니다. 동아리 뒷내기(후배)한테서 사진기를 빌렸는데 새뜸나름터(신문배달지국)에 도둑이 들어 이레 만에 잃었습니다. 새뜸(신문)을 나르며 얻는 일삯으로 사진기를 어떻게 갚나 싶어 아찔했는데, 우체국에서 “손님은 오랫동안 적금을 부어 주셨고, 외대학보에 꾸준히 글을 실으니 믿을 수 있어서 30만 원을 빌려줄 수 있어요.” 하고 얘기했습니다. 처음 받은 빚(은행대출)으로 사진기를 둘 사서 뒷내기한테 하나 돌려주고, 다른 하나를 아끼면서 썼습니다. 빚은 석 달에 걸쳐 갚았습니다. 열린배움터를 그만두기 앞서 신문방송학과 네 해치 수업을 다 들었는데, ‘보도사진’도 있어요. 강사는 사진기 다루는 길만 들려주었고, 스스로 헌책집을 돌며 여러 사진책을 뒤적이면서 눈길을 틔우려 했습니다. 《여류보도사진가 마가레트 버크-화이트》를 이무렵 만났어요. 앞에 붙은 ‘여류’란 이름이 거슬렸으나 예전에는 이렇게 했겠지요. 마가레트 버크-화이트란 분은 오롯이 새롭고 상냥하면서 참한 눈썰미에 손길로 사진길을 연 분이라고 느끼거든요. 저한테 ‘사진을 어떻게 찍어야 하는가’를 알려준 스승이라면 이분을 꼽습니다. 사진에 사랑을 포근하게 담으셨어요.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