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3.9.


《강철의 기억》

 이철산 글, 삶창, 2019.6.28.



작은아이하고 자전거를 탄다. 2월 끝무렵부터 며칠 앞서까지 여러 고장을 도느라 자전거를 탈 일이 없었다. 어찌 보면 열넷이나 열하나란 나이에는 아이들이 혼자 자전거를 탈 만한데, 좀더 두고보기로 한다. 큰고장하고 달리 시골에서는 아이가 혼자 타는 자전거는 아슬하다. 시골에서 어른들은 자동차를 너무 거칠고 세게 몰 뿐 아니라, 자전거를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들이 자전거를 탄다면, 또 아이들하고 자전거를 탄다면, 또 걸어서 다닌다면, 또 아이들하고 들길을 걷는다면, 자동차를 함부로 몰지 않으리라. 운전면허를 따거나 자동차를 사는 자리에서 “자전거를 얼마나 탔고, 두 다리로 얼마나 걸어다니는지요?” 하고 묻고서, 안 걷거나 자전거를 안 탄 사람이라면 면허를 내주지 말고 자동차도 팔지 않으면 좋겠다. 걷거나 자전거를 달릴 줄 알아야 길에서 참하게 몰지 않을까? 《강철의 기억》은 ‘일노래(노동시)’일까? 일하는 목소리를 담든, 사랑타령을 담든, 예술이란 이름을 붙이든, 글을 쓰는 이들이 두 다리를 땅바닥에 안 댄다고 느낀다. 두 손으로 기저귀를 빨고 아기를 보살피고 들꽃을 쓰다듬고 바람을 마시는 살림이라면, 일노래도 사랑노래도 참말로 삶빛이 묻어나면서 따사롭고 넉넉할 텐데. 삶이 없으면 노래가 아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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