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3.7.


《노부나가의 셰프 19》

 니시무라 미츠루 글·카지카와 타쿠로 그림/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20.8.31.



뒤꼍에 큰새가 찾아왔다. 석류나무 곁에서 털을 골랐을까, 작은새를 사냥했을까. 큰새가 뒤꼍에 내려앉으니 조용하다. 수리일까 말똥가리일까 매일까. 해마다 보던 큰새는 늘 먼발치에 있었다. 조금 다가설라 치면 건너 전봇대로 옮기더니, 올봄에는 뒤꼍에서 만난다. 콩콩 뛰는가 싶더니 매나무 가지에 앉는다. 커다란 몸집으로도 가느다란 가지에 앉는구나. 책숲으로 삼는 옛배움터(폐교)를 마을사람이 함께 쓰기로 교육청하고 얘기했는데, 교육청이 따로 한 사람한테 빌려주었단다. 이태가 되었다는데 여태 몰랐다. 빌림삯을 혼자 냈다는 그분한테 우리가 쓰는 몫만큼 빌림삯을 나누기로 한다. 저녁에 《노부나가의 셰프 19》을 편다. 열아홉걸음쯤 이르니 새로운 터전에서 새롭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예전에 살던 날’은 이제 잊기로 하는 줄거리가 흐른다. 오백 해를 거슬러가더라도 ‘오늘 있는 곳’이 삶을 짓는 터전이기 마련이다. 다만 어느 곳에서 어떻게 살림을 짓더라도 앞으로 나아가려는 꿈은 늘 마음에 그릴 노릇이다. 무엇을 하면서 스스로 빛나는 하루가 되려는 생각이 있기에 삶이 있고, 이 삶에 따라 생각이 흐르고, 이 생각이 자라는 결에 맞추어 마음이 피어나겠지.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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