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1.3.10.

오늘말. 얼


우리가 다 다른 사람이라면, 겉으로 보이는 몸이 달라서라기보다, 이 몸에 깃든 넋이 다 다르기 때문이지 싶습니다. 넋을 고이 감싸는 빛을 얼이라고 해요. 스스로 삶을 짓는 슬기롭고 사랑스러운 넋일 적에는 언제나 빛나는 얼이요, 둘레에 휘둘리거나 남이 시킬 적에만 움직이는 바람에 한걸음을 좀처럼 내딛지 못하면 빛바랜 얼입니다. 넋을 반듯하게 갈피를 잡기에 바탕이 든든히 섭니다. 넋이 흐리터분하거나 어지러우면 몸빛도 흐리고 밑동이 허술해요. 어느 자리에서건 흔들리면서 틀을 잡지 못하지요. 늘 마시는 숨을 찬찬히 생각해요. 해님이 베푸는 빛살처럼 우리 눈에서 퍼지는 빛살이 아름답도록 한걸음 더 나아가기로 해요. 따사로이 돌보는 마음이기에 의젓한 기틀에 참한 몸짓입니다. 너그러이 보살피는 손길이기에 다부진 차림새요 바탕이 알차요. 한쪽만 다스릴 수 없어요. 어느 칸이건 차근차근 다독이면서 너른 테두리를 볼 노릇이라고 느껴요. 새로 맞이하는 밤이 지나니 새로 마주하는 아침이에요. 새롭게 걷는 나날입니다. 새로짓는 하루예요. 밑부터 머리까지 고이 어루만지는 따사로운 숨빛으로 깨어난다면 서로 즐겁게 만나리라 생각해요.


ㅅㄴㄹ


넋·얼·반듯하다·똑바로·틀·결·길·기틀·몸짓·몸차림·몸빛·차림새·매무새·눈·눈빛·빛살·빛·숨·숨빛·밑·밑바탕·바탕·밑동·밑틀 ← 군기(軍紀), 기강(紀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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