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3.5.


《인천이라는 지도를 들고》

 양진채 글, 강, 2021.1.30.



춘천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아침에 한참 헤매면서 골목을 걸은 끝에 마을책집 〈서툰책방〉에 닿았다. 책집은 아직 안 열었다. 오늘 쉬는 날일까? 책으로 묵직한 등짐을 지고서 골목을 굽이굽이 돌고서 닿은 책집이 딛았으면 어쩔 길 없겠지. 땀을 식히고서 돌아서려는데 책집지기님이 부릉이에서 내린다. “책방 오셨어요?” 바깥에서 땀을 마저 식힌 다음 노래꽃을 옮겨적는다. 서울 고속버스나루로 14시 40분까지 가자면 길이 멀다. 느긋하게 둘러보지 못하지만, 1초 1분을 고마이 여기자고 여기면서 골골샅샅 바라본다. 책값을 셈한 뒤 얼른 달려서 택시를 잡고, 춘천역에서 기차를 탄다. 기차를 탔기에 늦지 않았다. 표를 끊고 시외버스에 오르니 잠이 쏟아진다. 앞자리에 앉은 젊은이가 자꾸 들썩이며 부시럭거려서 깨다 잠들다 골이 아프다. 한숨을 고르고는 《인천이라는 지도를 들고》를 마저 읽는다. 글쓴이가 인천 배다리 〈나비날다〉에 이름꽃을 남겨 놓았다는 말을 들었기에, 마침 인천마실을 하면서 장만했다. 오직 소설에서만 보기글을 따서 ‘인천을 새롭게 돌아보는 이야기’를 엮는데 품이 얕다. 소설에서만 따더라도 인천을 훨씬 넓게 볼 수 있을 텐데. 걷지 않으면 골목을 모른다. 뿌리내려 살지 않으면 마을을 모른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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