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빛

책하루, 책과 사귀다 4 부릉이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빛꽃을 찍고, 잠을 자고, 책값에 보탤 뜻으로 부릉이(자동차)를 몰지 않습니다만, 이밖에 우리 삶터를 헤아리려는 뜻이 더 있습니다. 한 사람이라도 부릉이를 덜 몰면 길이 그만큼 홀가분할 뿐 아니라, 마을이 조용하고 깨끗해요. 이 땅에 부릉이가 하나라도 적다면 그만큼 찻길을 덜 늘려도 좋으며, 어린이가 뛰놀 빈터나 풀밭을 건사할 만합니다. 사람들이 부릉이를 두셋이나 여럿 거느리지 않고 하나만 거느리면, 그만큼 살림돈을 넉넉히 다스릴 테니, 이 살림돈으로 이웃사랑을 펼 만하고, 아름책을 장만할 만하고, 값이 제법 된다 싶은 말꽃(사전)을 갖출 만하겠지요. 온누리 이웃님이 부릉이를 건사하지 않고 갈무리하는 살림돈으로 땅을 장만해서 나무를 심으면 좋겠어요. 살림돈이 퍽 넉넉하다면 골목집이나 시골집을 한 채 장만해서 ‘작은 책마루숲(서재도서관)’을 꾸리거나 ‘작은 마을책집’을 차려 볼 만합니다. 부릉이 하나를 거느리려면 일꾼 한 사람을 거느리는 만큼 돈이 든다지요. 이 돈이라면 마을숲이나 마을책집이 태어날 밑천이에요. 곳곳이 부릉이로 넘치기보다는 곳곳에 마을쉼터가 늘고 마을책터가 피어나면 참으로 아름다우리라 생각합니다. 부릉이 하나를 줄이면 마을이 새롭게 자라날 만해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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