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2.28.


《엄마가 좋아》

 정경희 글, for book, 2012.12.4.



엊저녁에 부산에 닿았다. 느즈막이 여는 책집을 찾지 못하고 길손집에 들었다. 얼근해서 왁자하게 지나다니는 젊은이가 많다. 얼근돌이하고 얼근순이한테는 어떤 책을 건네면서 삶을 슬기롭고 즐거이 지피는 이야기꽃을 북돋울 만할까. 아침 일찍 길손집을 나선다. 부평시장을 가려다가 보수동으로 길을 튼다. 책집이 줄줄이 헐렸고 뭘 높직이 올리려는 듯하다. 구청하고 시청은 무슨 생각일까. ‘있는 살림(문화)’을 돈으로 밀어내어 무엇을 사람들한테 보여주거나 나눌 만할까. 〈온달서점〉하고 〈파도책방〉을 들렀다. 〈알파서점〉 아주머니가 보이지 않네. 이제 첫돌을 맞이한 마을책집 〈주책공사〉까지 찾아간 다음에 고흥으로 돌아가는 시외버스를 타러 사상나루로 간다. 버스때에 아슬아슬했다. 《엄마가 좋아》를 몇 해 앞서 장만했으나 책상맡에서 묵히다가 요즈막에 읽었다. 수수한 살림을 담아내어 고운 책인데, ‘조금 더 수수하게’ 여미면 한결 나았으리라 생각한다. ‘이만큼도 수수하다’고 여길 수 있지만, ‘얼마든지 더 신나게 수수할 틈’이 있지 싶다. 그 틈을 스스로 느끼고 가꾼다면 더할 나위 없이 따사로운 내리사랑이 무지개 같은 다리를 이 땅 곳곳에 놓을 테지. 얼근한 젊은이한테 이 책을 쥐어 주는 어른이 있기를.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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