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의 길, 역사의 길 - 김삼웅 선생님이 10대에게 들려주는 정의론 철수와 영희를 위한 사회 읽기 시리즈 9
김삼웅 지음 / 철수와영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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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1.2.26.

인문책시렁 168


《정의의 길, 역사의 길》

 김삼웅

 철수와영희

 2021.2.12.



  《정의의 길, 역사의 길》(김삼웅, 철수와영희, 2021)은 두 가지 길을 들려줍니다. 하나는 ‘곧은길·바른길’입니다. 다른 하나는 ‘삶길·살림길’이에요. ‘곧다·바르다’를 한자말로는 ‘바르다’로 나타냅니다. 한자말 ‘정의’를 내세운 벼슬아치나 글꾼이 참 많았으나 적잖은 이들은 입발림이나 겉치레나 속임짓을 일삼았어요, 뭇사람 앞에서는 바른 척할 뿐, 속으로는 거짓스럽거나 뒤틀리거나 일그러진 길이었어요.


  왜 겉속이 다를까 하고 돌아보면, 이들은 하나같이 삶길이나 살림길하고 등졌더군요. 삶을 삶답게 다스리지 않기에 곧은길하고 멀어요. 살림을 살림다이 가꾸지 않는다면 바른길하고 동떨어집니다.


  여린이를 두들겨패거나 괴롭히는 짓을 뒤에서 하되, 앞에서는 얌전하게 구는 이들이 수두룩해요. 위아래로 가르는 곳에서는 어김없이 주먹질이나 막말이 춤춰요. 이웃나라 총칼을 내세워 쳐들어오던 때에 그들은 어떤 이름을 앞세웠나요? 이 나라 사람 스스로 총칼로 억누르던 무렵 그들은 어떤 이름을 붙였나요?


  앞뒤가 다른 이들은 하나같이 집살림을 안 합니다. 겉속이 어긋난 이들은 하나같이 아이를 안 돌봅니다. 손수 옷을 갈무리하고, 밥을 짓고, 집을 돌보는 사람이 앞뒤가 다를 수 없습니다. 사랑으로 아이를 낳아 돌보는 사람이 겉속이 다를 까닭이 없습니다.


  가장 수수하게 땀흘리면서 어우러질 줄 알 적에 비로소 삶길이면서 살림길이요, 이러한 나날이 차곡차곡 쌓여 시나브로 곧은길이며 바른길로 나아갑니다. 글이나 말로만 곧을 수 없어요. 오직 삶으로 곧을 뿐입니다. 책이나 이름값으로 바를 수 없어요. 오로지 살림으로 바를 뿐입니다. 《정의의 길, 역사의 길》을 읽으며 이 대목을 헤아려 본다면, 예나 이제나 누가 어디에서 어떻게 거짓말을 하는가를 또렷하게 알아채리라 생각해요. 그들이 겉으로 내뱉는 말이 아닌, 그들이 어디에서 누구하고 어떻게 살아가고 살림하는가를 들여다봐요. 말이 아닌 삶을 보아야 참다운지 아닌지를 가눌 만합니다.


ㅅㄴㄹ


국민을 배반하고 진리를 거역하고 정의에 역행하는 자들은 설혹 실정법을 용케 피해 가더라도 최종적으로는 하늘의 그물이 가디라고 있습니다. 그것이 곧 역사의 심판이지요. (21쪽)


전쟁이 일어나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중국 망명까지 시도했던 임금과 관리들은 의병의 공을 인정하면 정부의 무능이 드러날 것을 걱정했던 것입니다. (40쪽)


옛사람이, 눈물로 먹을 갈아 쓴 글이 아니면 읽지를 말고 눈물로 밥을 말아 먹어 보지 못한 사람과는 국사를 논하지 말라고 했듯이 (110쪽)


이제까지 우리 사회는 영웅주의, 출세주의가 지배해 왔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출세하고 돈 벌기 위해 경쟁해 왔지요. (1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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