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2.20.


《눈의 여왕》

 안데르센 글·P.J.린치/공경희 옮김, 어린이작가정신, 2003.12.15.



터지는 산수유꽃을 보며 우리 집 세 사람한테 말한다. “산수유꽃도 말려서 꽃차로 삼아 볼까?” 세 사람은 “음, 글쎄?” 하고만 말한다. 보아 하니 내가 혼자 나무를 타면서 꽃을 따고 햇볕에 말리고 유리병에 건사해야 하는구나 싶다. 지난해에 매화꽃이며 찔레꽃이며 모과꽃이며 오디꽃이며 봄까지꽃이며 갓꽃이며 훑어서 꽃차로 삼을 적에도 혼자 했지. 아직은 혼자 해야 할 때이지 싶다. 이듬해에 또는 그 이듬해나 그그 이듬해에는 함께하자고 나설 수 있을 테고. 《눈의 여왕》을 새삼스레 읽는다. 여태 읽은 다른 《눈의 여왕》 그림책도 나쁘지는 않지만, 이 그림책이 꽤 돋보이네 싶다. 그림책을 본 큰아이하고 곁님은 “‘눈의 여왕’은 바로 우리 마음속에 다 있지.” 하고 말한다. ‘얼음님’도 ‘꽃님’도 바로 먼발치가 아니라 우리한테 있다. 바람님도 해님도 늘 우리한테 있다. 사랑님도 시샘님도 우리한테 있다. 이 얼거리를 읽는다면 우리가 나아갈 길을 스스로 짓고 돌보면서 북돋우는 하루를 새롭고 어질게 꾸릴 만하지 싶다. 막바지에 막바지, 그야말로 끝이 될 겨울바람이 수그러든다. “겨울은 겨울인 줄 생각하렴!” 하고 알려주는 센바람을 마시면서 “올겨울도 고마웠어! 아홉 달 뒤에 다시 보자!” 하고 손을 흔든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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