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오늘말. 수렁


올라가기에 내려가고, 내려가기에 올라간다고 합니다. 숨을 마시니 내뱉고, 밥을 먹으니 똥을 눕니다. 들어오기에 나가고, 나가면 들어옵니다. 언제나 ‘나들이’요 ‘오르내리막’입니다. 흐르는 길이니 애써 기뻐할 까닭도 슬퍼할 일도 없을 만합니다. 고스란히 맞아들여서 찬찬히 마주하면 돼요. 때로는 바닥에서 뒹굴다가 수렁에 잠길 때가 있어요. 가라앉아서 안 떠오르는구나 싶고, 힘들어서 못살겠다고 여길 만합니다. 고삭부리라서 버거울까요? 돈고비에 이르러 벼랑끝일까요? 곤두박을 치면서 살림수렁이 되었을는지 몰라요. 잔치를 언제 했는지 까마득하다든지, 넉넉한 삶은 구경조차 못했을 수 있어요. 없기에 밑바닥이라면, 두 손이 텅 빈, 그러니까 무게가 없는 이때에는 하늘을 날 만합니다. 두 손이 묵직한 사람은 날개가 있어도 못 날거든요. 두 손을 비웠기에 외려 흐드러진 마음빛이 되어 하늘을 날아오릅니다. 비움으로 가득한 눈빛이기에 부푼 마음으로 하늘로 솟구쳐요. 어느 쪽이 좋다고 가르지 마요. 가면 살림하고 가난한 살림은 종잇조각 사이예요. 즐거이 노래하는 씨앗이 없기에 처질 뿐이니, 늘 웃음꽃으로 물결치면 됩니다.


ㅅㄴㄹ


내리막·밑바닥·바닥·수렁·가라앉다·처지다·못살다·힘들다·어렵다·버겁다·벅차다·안되다·가난·가난살림·고삭부리·골골대다·곤두박·곤두박질·떨어지다·벼랑·벼랑끝·돈고비·돈벼랑·돈수렁·살림고비·살림벼랑·살림수렁 ← 불황, 불경기


오르막·잔치·하늘·떠오르다·치솟다·솟다·부풀다·잘되다·잘나가다·좋다·즐겁다·가멸다·푸지다·흐드러지다·가득하다·넉넉하다·물결치다 ← 호황, 호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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