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비추천도서를 또 : 사람들이 맛있다고 손뼉치면서 좋다고 하는 밥집에 갔으나, 막상 너무 맛없을 뿐 아니라 짜고 달기만 해서 한숨이 푹 나오다 못해, 그곳에 나를 데려가서 비싼밥을 사준 분한테 “너무 안된 말이지만, 도무지 더 먹을 수 없어요. 이렇게 간을 엉터리로 한 짜장국수는 처음이네요.” 하고 말한 적이 있다. 나를 맛밥집에 데려다준 분은 그 중국집을 자주 찾는다면서 부엌지기(주방장)를 불러 주었다. 얼결에 부엌지기를 마주했는데, “저기, 애써서 해주신 줄은 알지만, 양념이 너무 짤 뿐 아니라 소금을 들이부은 듯해요. 그리고 짜장국수에 양념이 너무 적어 비빌 수가 없는걸요. 한 젓가락 드셔 보셨나요? 드셔 보시고서 손님한테 먹으라고 내놓으셨는지요? 차마 더 먹을 수 없어서 남깁니다.” 하고 말한 적이 있다. 나중에 다른 분한테서 듣고 알았는데, 부엌지기 가운데 손수 지은 밥을 그때그때 먹거나 맛보면서 내놓는 사람은 뜻밖에 적단다. 틈틈이 간이며 맛을 보아야 ‘잘되었는지 아닌지’를 알 텐데, 그저 기계에서 뽑아내듯 척척 내놓기만 하느라 그때그때 무엇이 어긋나는가를 모르기 일쑤라더라. 비추천도서 이야기를 또 쓰고 자꾸 쓴다. 아름책(추천도서)만 해도 멧더미만큼 있는데 굳이 몹쓸책(비추천도서) 이야기를 쓰는 까닭이라면, 우리 스스로 좀 느긋이, 천천히, 차분히, 삶을 사랑하면서, 오늘을 즐기면서, 우리 살림을 노래하면서, 서로 이웃이 되어 이야기꽃을 지피면서 가자는 뜻이라고 할 만하다. 나는 늘 나한테 물어보면서 글을 쓴다. “얘야, 넌 너희 아이들이 읽을 만한 글을 쓰니?” 하고. 나는 책을 읽고서 글쓴이한테 마음으로 물어본다. “저기여, 글님이시여, 그대 아이들한테 읽히거나 물려주려고 이 글을 쓰셨나요?” 하고. 2021.2.21.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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