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2.18.


《여전히 가족은 어렵습니다만》

 박은빈 글, 샨티, 2021.2.5.



엊저녁에 자전거를 달리면서 손끝이 꽝꽝 얼었다. 그끄제는 바람이 대단했고 그제는 바람이 가라앉았는데, 손끝이며 발끝이 제대로 얼어서 욱씬거리더라. 이부자리에 파고들어 한참 끙끙댔다. 추위나 찬바람에 손발이 얼면 입을 벙긋하기조차 어렵다. 지난날 자전거를 달리며 새뜸(신문)을 돌릴 적에는 새벽마다 손이 얼었고, 군대에서는 얼음을 깨고서 옷을 빨았으니 빨래할 적마다 손이 얼었다. 나는 아직도 손을 얼리면서 사네. 그래도 밤자전거를 멀리하지 못한다. 깜깜한 저녁에서 밤으로 넘어갈 즈음 들길을 자전거로 달리면 구름빛이며 별빛이 얼마나 눈부신지 모른다. 별바라기를 하려고 손발이 얼어도 밤자전거를 탄다. 《여전히 가족은 어렵습니다만》를 읽는데, 내내 멍울에 고름에 앙금이 가득한 줄거리가 흐른다. 한집을 이룬 네 사람이라면 네 갈래 마음길이니 다 다르기 마련이지만, 이렇게 엇갈리면서 다투고 서로 아플 수 있구나. 오늘날 숱한 이웃들이 이런 나날을 보내려나. 속터지는 삶에 속앓이에 맺히는 생채기를 붙안지만, 부디 속시원히 털기를 바라는 실낱같은 하루를 잇는구나 싶다. 그런데 ‘어려워’ 하지 않으면 좋겠다. ‘그렇구나. 아버지랑 어머니랑 동생이랑 나는 다 다르네’ 하고 여기면서 사랑해 주면 좋겠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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