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2.17.


《작은 기쁨 채집 생활》

 김혜원 글, 인디고, 2020.6.1.



어제 아버지 목소리를 일곱 해 만에 듣고 나서 열네 살 큰아이가 음성 할아버지한테 쪽글을 잔뜩 보냈다. 아버지는 아무 대꾸가 없다. 지난 일곱 해 동안 나나 큰아이나 작은아이가 틈틈이 손글씨로 글월을 띄웠는데 여태 대꾸한 적도 없다. 열네 살 푸름순이인 큰아이는 할아버지한테 “할아버지는 왜 마침종이 배움터에 보내야 한다고 여기는지”를 이야기하고 “나(큰아이)는 왜 마침종이 배움터에 가지 않고 집에서 스스로 배우려 하는지”를 이야기하자고 적는다. 푸름순이 쪽글처럼 터놓고 이야기하면 실마리를 풀겠지. 억지를 쓴다면 이야기가 없을 뿐더러, 미움이며 시샘이 쌓여서 앙금이나 고름이나 멍울이 될 테고. 《작은 기쁨 채집 생활》을 읽는다. 글쓴이는 인천내기라고 한다. 책에 얼핏설핏 나오는 마을이름을 보면서 그곳하고 얽힌 옛자취가 새록새록 떠오른다. 이분은 이분 나름대로 그곳에서 살며 그러한 나날을 보냈겠지. 다 다르게 보고, 다 다르게 겪는다. 다 다르게 생각하고, 다 다르게 사랑한다. ‘작은 기쁨’이라는 책이름이지만, 기쁨은 크지도 작지도 않다. 늘 기쁨이다. 기쁨이기에 홀가분하게 북돋우고, 기쁨이라서 넉넉하게 퍼져나간다. 모두들 기쁜 사랑을 찾는 살림으로 삶을 지으면, 오롯이 기쁨이 되면 좋겠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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