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오늘말. 찻칸


쉬엄쉬엄 일손이 든든합니다. 쉬지 않으면 쓰러지기 마련입니다. 짬을 내어 일을 내려놓고, 물 한 모금이나 잎물 두 모금을 마시면서 바람을 쐽니다. 짬을 내어 쉬는 ‘짬쉼터’라면 잎물(차)을 한 모금 마시면서 숨을 돌리는 ‘찻칸’입니다. 삶이라는 길을 보면 이쪽은 가시밭길이요 저쪽은 고운길일는지 모릅니다. 가시밭길에서 헤맬 때가 있고, 가시밭길을 이슬떨이가 되어 씩씩하게 나아갈 수 있어요. 고운길이 아니어도 살피면서 나아갑니다. 어느 길에 서건 살살 봅니다. 앞으로 지을 길을 헤아리고 오늘 가꾸는 길을 생각합니다. 아이가 처음 설거지를 익히다가 손이 미끄러워 접시를 떨어뜨립니다. 얼핏 보면 잘못이지만, 저지레로 여기기보다, 아이를 탓하려는 마음을 치우고서 “응, 접시가 깨졌네. 다치지 않았니? 아직 서툴면 더 천천히 하렴.” 하고 다독일 만합니다. 접시를 깬 아이는 창피하지 않습니다. 고개를 숙이거나 뉘우쳐야 하지 않아요. 손길을 곱게 가다듬고, 마음을 한결 찬찬히 쓰도록 북돋우면 됩니다. 질그릇은 흙으로 돌아가요. 우리 마음은 슬픔이며 아픔을 씻으면서 거듭납니다. 조용히 고개를 들어요. 저 하늘을 보며 어깨를 펴요.


ㅅㄴㄹ


짬터·짬칸·짬쉼터·찻칸·한모금터·한모금쉼터 ← 탕비실(湯沸室)


고운길·곱게 가다·곱게·천천길·천천히 가다·천천히·얌전길·얌전히 가다·얌전히·살피다·헤아리다·살살·슬슬·살금살금·슬금슬금·살그머니·슬그머니·조용조용 ← 안전운전, 안전제일


잘못·저지레·탓·부끄럽다·창피·남우세·낯뜨겁다·낯없다·거리끼다·고개숙이다·뉘우치다·땅을 치다·슬프다·아프다·씻을 길 없다 ← 죄책, 죄책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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