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2.14.


《토리빵 7》

 토리노 난코 글·그림/이혁진 옮김, AK커뮤니케이션즈, 2012.2.25.



똑같은 책을 새로 장만한다. 읽는 책 하나에 건사하는 책 하나를 둔다. 때로는 건사하는 책을 두서넛 둔다. 이웃님이 미처 알아보지 못한 채 판이 끊어진 아름책을 틈틈이 장만하고, 우리 아이들이 신나게 또 읽고 거듭 읽느라 낡고 닳은 책을 새로 장만한다. 두서넛 건사한 아름책을 가끔 바람에 얹어서 띄운다. 산타 아저씨 마음으로 이웃님한테 보낸다. 아이들이 훨씬 어릴 적에는 책에다 그림을 그리고 밥풀까지 흘리다 보니 다친 책이 많다. 이런 책을 으레 새로 갖춘다. 《토리빵 7》을 세 벌째 장만했을까. “우리 집 이쁜 아이들아, 새로 장만한 이 책은 고이 건사하자. 아마 앞으로는 이 책이 다시 못 나올 듯해.” 우리말로는 일곱걸음에서 멈추었으나, 일본에서는 꾸준히 새걸음이 나온다. 《とりぱん》(とりのなん子)은 2020년 10월에 스물일곱걸음이 나왔다고 하니, 앞으로는 일본책을 장만해야 할까 싶다. 크고작은 새를 벗삼으면서 풀꽃나무를 노래하는 줄거리로 가득한 《토리빵》 또는 《とりぱん》. 짝꿍을 사귀기보다는 그림꽃을 엮으면서 새랑 노니는 하루가 즐거운 이웃나라 아가씨. 한겨울에도 한여름에도 우리 집은 새노래로 새벽을 열고 밤을 맞이한다. 봄꽃이 조물조물 올라오는 맑은 철이 흐른다. 삐잇삐잇삐잇 노래가 집으로 스며든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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