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2.10.


《우리 집이 더 높아!》

 지안나 마리노 글·그림/공경희 옮김, 개암나무, 2013.3.5.



천천히 천천히, 더 천천히 천천히, 아주 천천히 천천히 자전거를 탄다. 구름 없이 새파란 늦겨울 하늘이다. 다만 설날을 앞두다 보니 이 시골에 자동차가 부쩍 늘었다. 나라에서는 설날에 시골집에 가지 말라고들 하지만, 설날에 사람들이 시골집에 안 가면 어디를 갈까? 다들 놀러가겠지. 다시 말해서 ‘어버이집’으로 안 가면 ‘놀러가기(여행)’가 될 텐데, 굳이 어버이집에 가지 말라고 막아야 할까? 계엄령 같은 “5인 이상 집합금지”를 옥죌 까닭이 없다. 큰고장을 보라. 집밖으로 나가지 말라고 하는데, 잿빛집에 스스로 갇히면서 무엇을 할 만할까. 풀도 나무도 자라지 않고, 새도 풀벌레도 찾아들지 못하는 곳에서, 하늘도 별도 바람도 맞이하지 못한다면, 이는 사슬터(감옥)일 뿐이다. 사람들을 죄다 사슬터에 가두어 놓으면 돌림앓이가 안 퍼질까? 나쁜짓을 해도 끝없이 벼슬길에 오르는 슬픈 나라를 나무라는 목소리가 불거지지 못하도록 ‘집합금지란 이름인 계엄령으로 가두는’ 꼴이 아닌가. 《우리 집이 더 높아!》는 두 아이가 어깨동무가 아닌 다툼질을 할 적에 어떻게 치달으면서 둘은 하나도 안 즐겁고 안 좋다는 대목을 들려준다. 겨루거나 다투거나 싸우면 언제나 죽음길로 간다. 어깨동무일 적에만 삶길로 간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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