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오늘말. 밥줄


‘나이’를 먹는다고 하는데, 예전에 ‘이사금’이란 말씨에서 ‘이’라든지 ‘임금’이란 말씨에서도 ‘이’는 밥을 먹거나 말을 할 적에 쓰는 곳을 가리키는 이름이었다지요. ‘나이’란 낱말은 ‘나 + 이’일 테니, “스스로 + 이”나 “나다(돋다) + 이” 같은 얼개이겠네 싶어요. ‘목숨’이란 말도 ‘목 + 숨’이라, 먼먼 옛날부터 낱말 하나를 지어서 이은 끈을 새삼스레 돌아봅니다. 어떤 길을 가면서 태어난 말일까요. 어떤 삶이며 살림을 얹어서 오늘 우리 곁에 있는 말일까요. 삶을 읽기에 말을 읽을 테고, 살림을 안 읽기에 말을 안 읽지는 않을까요? 더 배워야 알아내는 말길이 아닌, 삶을 짓는 누구나 그대로 바로바로 느끼면서 받아들이는 말길이지 싶어요. 스스로 삶을 짓는 해가 늘어나는, 스스로 삶을 사랑하며 가꾸는 나이를 먹는 사이에 척척 말길도 삶길도 사랑길도 아름다이 다스리지 싶습니다. 뚝딱 지어서 대번에 누리는 삶은 아니에요. 빨리 달려서 냉큼 죽을 살림도 아닙니다. 다짜고짜 나서기보다는 부드러이 달래는 삶입니다. 확확 무섭게 치닫기보다는 느긋하고 참하게 여미는 살림입니다. 품에 즐겁게 안아서 따스하게 돌보는 숨결이에요.


ㅅㄴㄹ


나이·목숨·숨·숨결·숨통·살다·삶·-살이·살림·밥·밥줄·길·가다·있다·내다·버티다·끈·줄·품 ← 수명, 수(壽), 생명


곧·곧바로·곧이어·곧장·막바로·바로·바로바로·걸핏하면·제꺽하면·그대로·그만·날름·널름·늘름·뚝딱·선뜻·날렵하다·날쌔다·빠르다·빨리·냉큼·넙죽·납죽·착착·척척·눈깜짝·눈깜짝새·얼른·느닷없다·다짜고짜·냅다·몰록·다다닥·화다닥·후다닥·단박·단박에·대번에·무섭게·확 ← 즉각, 즉각적, 즉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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