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2.9.


《정의의 길, 역사의 길》

 김삼웅 글, 철수와영희, 2021.2.12.



산수유나무를 보다가 봄까지꽃을 보다가 시든 풀빛을 보다가 구름 한 조각 없는 하늘을 보다가 아이들 얼굴을 본다. 자리에 앉아 오늘치 말꽃짓기(사전편찬)를 할 적에는 여태껏 보고 듣고 겪은 모든 이야기를 갈무리해서 말 한 마디에 얹는다. 그리고 이제부터 새롭게 피어나면 아름다우리라 여기는 넋을 말 두 마디에 싣는다. 《정의의 길, 역사의 길》을 읽었다. 쉽게 말하자면 “바른길, 삶길”이란 뜻이다. 많이 배우거나 글을 쓰거나 벼슬자리에 있는 이들은 으레 ‘바르다’ 아닌 ‘정의’란 한자말을 좋아하는데, ‘바른길’처럼 수수하게 말하면 좋겠다. 또는 “참길, 살림길”이라 할 만하다. 배움터를 다닐 적부터 다들 ‘역사’란 한자말을 입에 달지만, ‘걸어온 자취’라는 ‘역사’란 무엇을 가리킬까? 바로 우리 삶이자 살림이다. 벼슬자리나 임금붙이나 먹물붙이 삶이나 살림이 아닌, 아이를 낳고 돌보면서 흙을 사랑하고 숲을 품은 수수한 사람이 손수 지은 삶이나 살림이 ‘걸어온 자취 = 역사’이지. 이 두 가지 얼개를 헤아리면서 “바른길, 삶길”이나 “참길, 살림길”을 짚는다면 모든 거짓부렁을 한눈에 알아보리라. 굳이 어느 한쪽에 서야 하지 않는다. 참다이 삶을 짓는 사랑으로 즐겁고 아름다이 노래하면 넉넉하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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