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2.2.


《비눗방울을 탄 임금님》

 요코타 미노루 글·그림/이영준 옮김, 한림출판사, 1994.5.1.



대구에 사는 이웃님 글을 찬찬히 읽고서 손질한다. 이웃님이 세 아이를 돌보던 지난날을 더듬으면서 풀어내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예전에 내가 쓴 ‘아이랑 살아온 나날’을 적은 글을 돌아본다. 그야말로 하루가 길면서 짧던 그즈음인데 토막잠조차 들기 힘들 만큼 바쁜 틈을 쪼개어 몇 마디씩 적었다. 때로는 아기를 한 손으로 품고 살살 달래면서 다른 손으로 천천히 글을 썼는데, 입으로는 노래를 불렀고, 눈으로는 아이 눈을 마주보다가 글자락을 보다가 했다. 아이가 잠들면 비로소 글자락을 바라보며 글을 매듭짓는데, 이러다가 아이를 다시 보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글쓰기를 멈추고서 사진기를 들었다. 그때 쓴 글은 매우 투박하면서 꽤 길다. 없는 틈을 쪼개어 쓴 글이 외려 긴데, 하루하루 새롭게 자라나는 아이들을 지켜보면서 느낀 삶을 낱낱이 옮기고 싶었다. 그때 글을 이제 와서 손질하자면 품이 퍽 든다. 그래도 지난살림을 고스란히 적었으니 스스로 대견하다고 여긴다. 《비눗방울을 탄 임금님》을 오래도록 되읽었다. 이 그림책을 빚은 분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이 그림책을 읽을 아이들하고 어버이를 얼마나 깊이 사랑했을까. 비눗방울을 타고 ‘임금 자리’를 홀가분히 내려놓은 마음을 담아낸 따사로운 눈빛을 생각해 본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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