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2021.2.12.
숨은책 486
《音樂漫筆》
홍난파 글
음악예술사
1938.7.10./1976.1.30.
1995년까지 〈별빛서점〉이라는 헌책집이 서울 기차나루 언저리에 있었습니다. 〈동성서점〉하고 몇 집 건너 나란히 있었는데, 군대를 다녀오는 사이에 〈동성서점〉은 닫았고 〈별빛서점〉은 〈서울북마트〉로 이름을 바꾸었습니다. 새로 책집지기가 된 분은 서울 기차나루 둘레뿐 아니라 곳곳 헌책집을 단골로 드나들며 책을 사랑하던 분이었고, 이분처럼 책사랑이던 분이 나중에 짝꿍이 되었으며, 책사랑이 두 사람 마음이 모인 아이가 태어났어요. 어느 날 이 책집에서 《音樂漫筆》을 만나는데 책자취에 적힌 해가 아리송합니다. “여기 1938년 첫판이란 셈은 잘못 찍히지 않았나요?” 하고 여쭈니 “아, 홍난파 선생님 첫 책이 그때 나오고 복간판으로 1976년에 나왔나 봐요.” 하고 말씀합니다. 헌책집지기 이야기를 듣고서 그러려니 여기다가도 굳이 이렇게 적을 까닭이 있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이 책을 만나고서 이러구러 열 몇 해가 지나고서 다시 들추어 읽다가 ‘그래, 1938년이란 그때에도 이 겨레한테 노래가 얼마나 사랑스러운 꽃인가를 들려주려고 글을 쓰고 책을 냈구나’ 하고 돌아봅니다. 참 뒤늦은 생각이지요. 우리는 사랑이기에 짝을 만나고, 글을 쓰고, 책을 내고, 책을 읽고, 서로 이웃이자 동무로 지낼 텐데 말이지요.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