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2.7.


《정확하고 완전한 사랑의 기억》

 호원숙 글, 세미콜론, 2021.1.22.



작은아이하고 목포 오랜 골목을 걸었다. 잘 걷고 잘 달리고 잘 노는 작은아이는 큰고장 구경이 새롭다. 두 아이는 저마다 다른 눈길로 우리를 둘러싼 삶자락을 읽는다. 두 어버이도 서로 다른 눈썰미로 우리를 감도는 바람결을 읽지. 목포도 대구도 광주도 인천도 오랜 골목이 넓다. 오랜 골목에는 마을사람이 오래도록 뿌리내려 살아가는 동안 가꾼 마당이며 텃밭이며 꽃그릇이며 함초롬하다. 돈이 아닌 살림이라는 눈으로 돌본 하루가 오늘날 같은 골목빛을 이룬다. 이 길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마을빛으로 갈는지 막삽질로 갈는지 갈린다. 한참 걷고 또 걸어서 마을책집 〈동네산책〉에 닿았다. ‘걷고 걸어서 닿은 데가 여기인가?’ 하는 눈치를 받는다. 아이야, 잘못했구나. 아이를 안고 마을가게를 찾아 걷는다. 이윽고 둘이 달리기를 한다. 큰고장에서는 아이가 뛰놀 빈터가 없다시피 하니 같이 마실하기가 만만찮다. 《정확하고 완전한 사랑의 기억》을 장만해서 고흥으로 돌아가는 길에 읽는데 첫머리부터 ‘이따금씩’이란 겹말이며 “많은 영감을 주었다”처럼 ‘-ㄴ’을 잘못 넣는 옮김말씨가 거슬린다. 글쓰기를 하는 분들이 글손질을 좀 익히면 좋겠다. ‘글’을 쓰니까 ‘글결·글빛’을 늘 새롭게 배우기를 빈다.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