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1.31.


《세계의 명장, 진창현》

 진창현 글, 혜림커뮤니케이션, 2002.7.5.



올해 첫머리에 쓴 동화 애벌글을 잃었다. 어떻게 잃었는지 가물가물하다. 하루를 헤매다가 새로 쓰기로 한다. 여태 잃은 살림이 무엇이었는가 주루루 돌아본다. 꽤 많다. 잃었대서 헤매다가는 앞으로 가지 못한다. 책을 낼 적마다 숱하게 쳐내고 자르고 고치고 손질하고 바꾸는데, 애벌로 쓴 동화 한 자락을 잃었어도 마음에는 고스란히 있으니, 마음을 살펴서 처음부터 즐겁게 쓰면 될 테지. 하루를 꼬박 새우며 동화쓰기를 마쳤다. 기운이 다 풀려 드러눕는다. 조금씩 써서 모을 때가 있다면, 밑얘기를 마음에 차곡차곡 모으고서 한달음에 쉬잖고 쓸 때가 있다. 모로 누워 《세계의 명장, 진창현》을 읽다가 잠들고, 한참 곯아떨어진 몸을 일으켜 마저 읽었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진창현 님을 놓고 만화책을 그려 주기도 했는데, 다음 동화로 진창현 님 이야기를 써 볼까. 그래, 위인전이 아닌 동화를, 아이들한테 어른스러운 어른이란 길을 간 여러 사람들 이야기를 이야기로 부드러이 여미면 좋겠다. 대단하거나 뛰어나기 때문이 아닌, 그 어른들이 걸어가면서 디딘 사랑·기쁨·노래·눈물을 차곡차곡 엮으면 좋겠다. “훌륭한 사람이 되어라” 같은 가르침이 아닌 “우리 이 삶을 사랑으로 노래하자” 같은 어깨동무 동화를 쓰면 좋겠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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