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1.29.


《내가 좋아하는 것들, 제주》

 이희선 글, 스토리닷, 2021.2.5.



누구는 고흥이라고 하면 유자가 많이 나고 석류도 나는 고장이라고 여긴다. ‘벌교 꼬막’이 거의 ‘고흥 꼬막’인 줄 아는 사람은 드물다. 나는 고흥이란 곳을 ‘아직 마을책집이 없는 고장’이라고 말한다. 누가 서울·부산·광주를 무슨무슨 고장이라고 말하면 나는 시큰둥히 흘린다. 나로서는 어느 고장이든 ‘마을책집이 있느냐 없느냐’로 가른다. 마을책집이 있으면 아름다운 고장이고, 숲이 드넓으면 사랑스러운 고장이며, 별빛을 누릴 수 있으면 살기좋은 고장으로 친다. 고흥은 셋 가운데 마을책집이 없다. 제주는 어떨까? 제주는 드넓은 숲은 없되 오름이 있고, 별빛을 잡아먹는 구경터(관광지)가 넓다. 그러나 제주에는 마을책집이 꽤 많으니, 이런 제주는 아름답다고 여긴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 제주》를 읽는다. 제주가 좋아서 제주에서 살아가는 글님은 제주라는 고을빛을 어떻게 품을까? 제주에 터를 잡고서 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곁님하고 하루를 누리는 그곳을 어떻게 마주할까? 나한테 제주는 〈책밭서점〉이다. 이제 제주에 숱한 마을책집이 곳곳에 늘었는데, 그 모든 마을책집이 태어나기 앞서 제주에서 마지막까지 남은 책터이자, 오늘도 알뜰살뜰 새롭게 책살림을 여미는 쉼터이다. 제주마실을 다시 해보고 싶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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