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1.2.1.
오늘말. 온숨
풀도 똑같은 목숨입니다. 사람이 살코기를 얻을 적에만 짐승을 죽이지 않아요. 사람이 풀이나 열매를 먹으려 할 적에도 풀을 죽입니다. 그런데 사람은 살코기나 풀이나 열매를 얻으려고 뭇목숨한테 끔찍한 짓을 일삼습니다. 먼저 풀죽임물을 치지요. 숲에서 온 먹이가 아닌, 지음터에서 뚝딱뚝딱 찍어낸 모이를 줍니다. 풀을 먹고 자란 짐승(소나 돼지나 닭)을 밥으로 삼는다면, 소고기나 돼지고기나 닭고기란 몸을 입은 ‘풀숨결’을 받아들이는 셈입니다. 풀이나 열매를 그대로 밥으로 삼는다면, 풀이나 열매란 몸을 입은 ‘해나 비나 바람이나 흙’이라는 숨빛을 맞아들이는 셈이에요. 온목숨은 살아숨쉽니다. 살아서 펄떡거리기에 밥이 되어 줍니다. 밥이란, 저 몸에서 이 몸으로 와서 새로운 숨이 된다는 뜻입니다. 어우러지는 길이랄까요. 녹아들거나 스며드는 삶이랄까요. 모든 목숨은 맞물려서 움직입니다. 너 따로 나 따로가 아니에요. 늘 어울리면서 한바탕 잔치처럼 흐르는 살림입니다. 사이좋게 지내는 마음이라면 아무도 굶지 않으면서 누구라도 춤추는 오순도순 나날이 되리라 생각해요. 서로 빛살이 되어 만나요. 도란도란 한마당을 가꾸어 봐요.
ㅅㄴㄹ
목숨·목숨붙이·뭇목숨·뭇숨결·뭇빛·숨·숨결·숨빛·숨붙이·온목숨·온숨·온숨결·빛·빛살·짓다·지음·살아숨쉬다·살다·삶·펄떡거리다 ← 피조물, 삼라만상, 생명체, 생물체
어우러지다·어울리다·얼크러지다·섞다·녹다·스미다·젖다·만나다·맞다·맞닿다·닿다·맞물리다·걸맞다·보기좋다·하나되다·같이살다·함께살다·오순도순·도란도란·쿵짝·한마당·한바탕·좋다·사이좋다 ← 조화(調和), 하모니(harmo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