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1.24.


《말썽꾸러기 로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글/황경원 옮김, 다락방, 2004.8.30.



눈썹을 휘날리며 마음껏 뛰놀고 싶은 작은아이랑 자전거를 탄다. 작은아이가 아장아장 다닐 적에는 큰아이랑 거의 날마다 자전거를 탔고, 작은아이가 어느 만큼 걸음마를 익힐 즈음에는 수레에 둘을 태워 함께 다녔다. 샛자전거를 얻으며 작은아이는 수레를 혼자 차지했고, 이제 큰아이는 자전거를 따로 타야 할 만큼 컸다. 어릴 적에는 린드그렌 님 책을 하나도 못 봤다만, 보임틀에서 흐르던 삐삐는 놓치지 않고 보려 했다. 스무 살이 넘어서야 비로소 린드그렌 이야기책을 만났고, 아이가 찾아온 뒤로는 삐삐 영화를 장만해서 즈믄 벌이 넘도록 함께 보았다. 《사라진 나라》가 나왔을 적에 참 반가웠는데, 뜻밖에 이 책을 눈여겨본 이웃은 드물었다. 린드그렌 님이 손수 쓴 어릴 적 이야기를 펴면 ‘로타’도 ‘마디타’도 ‘삐삐’도 바로 린드그렌 님이면서 동생이며 언니이며 동무이며 이웃이었다. 그때에는 누구나 말썽꾸러기요 개구쟁이요 말괄량이요 놀이동무로 살았고, 이 삶이 고스란히 아름글로 열매를 맺었다. 오늘날 어린이는 예전 어린이, 그러니까 이제 어른이 된 사람들이 어릴 적에는 엄두도 못 낸 아름다운 책이며 글이며 그림을 잔뜩 누리는데, 책은 적게 누리더라도 날마다 한나절씩 홀가분히 뛰놀 마당이며 빈터가 있기를 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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