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꽃

오늘말. 첫밤


들에서 살면 들사람입니다. 숲에서 살아 숲사람이고, 서울에 살아 서울사람이고, 시골에 살아 시골사람입니다. 들판을 걷습니다. 들마실을 합니다. 풀밭에서 뒹굴며 놀아요. 풀놀이입니다. 이름없는 길이란 없습니다. 우리가 아직 스스로 이름을 붙이지 않았을 뿐입니다. 그늘은 해가 비치지 않는 데라지만, 뒷그늘은 쓸쓸하다지만, 이 조용한 자리를 고즈넉이 바라보면 어떨까요? 말없이 첫밤을 보내고 두밤을 머물며 석밤을 누리면 어떨까요? 낮에는 가만가만 들노래를 부르고, 밤에는 고요히 별노래를 불러 봐요. 빼어난 목소리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즐겨부르면 돼요. 좋아하기에 노래하지요. 늘 아끼는 마음이 되어 사랑노래를 부르고, 이 노래는 아이랑 어른이 어깨동무하는 아름노래로 퍼집니다. 언제나 즐깁니다. 이때에만 즐기지 않아요. 한결같이 누려요. 그곳에서만 누리지 않습니다. 즐거울 적에 어김없이 콧노래를 부르고, 신나기에 으레 휘파람을 불어요. 수수하게 읊고 나누는 노랫가락 하나란 노상 들녘에 스미고 풀숲에 내려앉겠지요. 우리 노래는 풀벌레를 닮으면서, 풀벌레 노래는 우리가 사랑하는 늘노래를 닮습니다.


들·들판·풀밭·시골·그늘·이름없다·뒤·뒷그늘·뒷자리·조용하다·고요하다·고즈넉하다·가만히·얌전히·말없이 ← 초야(草野)


첫밤·첫날밤 ← 초야(初夜)


즐겨부르다·즐기다·즐김노래·단골노래·좋아하다·사랑하다·사랑노래·꽃노래·아름노래·아끼다·아낌노래·늘 부르다·늘노래·자주·흔히·꼭·반드시·언제나·노상·늘·한결같이·곧잘·어김없이·빠짐없이·으레 ← 십팔번(おはこ/十八番), 애창, 애창곡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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