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오늘말. 꽃앓이



뭔가 닿거나 스치면 두드러기가 나는 사람이 있어요. 소름이 돋기도 합니다. 봄마다 꽃가루 섞인 바람이 불면 꽃가루앓이를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꽃을 앓는 셈일 텐데, 꽃앓이는 다른 자리에서도 불거집니다. 그리워하는 사람이 있다 보니 자꾸 그이를 떠올립니다. 누구를 바라지요. ‘바라기’가 되어요. ‘앓이’로 나아갑니다. 사랑바라기에 사랑앓이도 새삼스레 꽃앓이입니다. 님바라기에 님앓이도 매한가지예요. 그리고 스스로 멋지다고 여기는 멋앓이에 사로잡히는 꽃앓이가 있어요. 스스로 멋지니 스스로 귀여워야 한다고, 예쁨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지요. 어느 한 사람만 아니라 모든 사람은 다 다른 꽃넋입니다. 굳이 꽃앓이를 안 하더라도 저마다 다르게 고운 꽃이에요. 홀로 예쁨을 받기를 바랄 적에는 어쩐지 우쭐거리는 마음입니다. 잘난질을 하려는 몸짓이랄까요. 자, 모든 앓이를 내려놓고서 같이 꽃뜰에 서 봐요. 봄꽃이 피는 꽃마당에서 하늘바라기를 해봐요. 자리를 깔고 둘러앉아요. 앞마당에서 봄바람을 마셔요. 넉넉히 놀이마당을 누리면서 봄볕을 즐기고 봄비랑 어울려요. 언제나 이곳에서 사랑앓이 아닌 사랑으로 가면 좋겠어요.



꽃앓이·꽃가루앓이·두드러기·소름·소름돋다·소름끼치다 ← 알러지, 알레르기


꽃앓이·그리움·사랑바라기·사랑앓이·님바라기·님앓이·-바라기·앓이 ← 상사(相思), 상사병


꽃앓이·꽃바라기·멋앓이·멋바라기·귀염앓이·귀염바라기·예쁨앓이·예쁨바라기·우쭐앓이·우쭐바라기·잘난앓이·잘난바라기 ← 공주병, 왕자병


마당·뜨락·뜰·마루·판·자리·바닥·발판·터전·터·곳·밑·밑자리·바탕·놀이마당·눌이마루·놀이판·손바닥·안마당·앞마당 ← 무대(舞臺)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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