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1.20.


《오늘은 운동하러 가야 하는데》

 이진송 글, 다산책방, 2019.10.22.



초피눈을 바라본다. 자그마한 잎눈이며 꽃눈이 곱구나. 잎눈하고 꽃눈은 다르다. 얼핏 보면 그 눈이 그 눈 같을는지 모르나, 여러 해를 두고서, 또 열 해나 스무 해를 두고서, 늘 곁에 두노라면 모든 겨울눈을 새롭게 벗삼으면서 지낼 만하다. 앵두나무한테 가서 앵두나무 겨울눈을 들여다보고 쓰다듬는다. 모과나무한테 가서 모과나무 겨울눈도 바라보고 살살 간질인다. 나무마다 겨울눈이 무럭무럭 큰다. 잎샘바람을 마시면서 씩씩하게 기지개를 켜려 한다. 《오늘은 운동하러 가야 하는데》를 장만해 놓고 한 해 가까이 책꽂이에 모셔 놓기만 하다가 뒤늦게 읽었다. 큰고장이나 서울에서 달삯일꾼으로 지내는 삶에서 이만큼 애써서 몸을 돌보려는 이야기는 알뜰하지 싶으면서도 여러모로 아쉽다. 몸쓰기(운동)는 굳이 집 바깥으로 나가서 뭘 해보아야 되지는 않으니까. 집안일로도 얼마든지 몸쓰기가 된다. 이불 한 채를 빨아 보라. 그야말로 온몸쓰기이다. 이불을 밟아서 빨다가 찌든때는 손으로 복복 비비고, 마지막으로 물짜기를 온몸을 써서 해보라. 깔깔깔 노래가 나오면서 등허리를 토닥여야 하는데, 다 마치고 마당에 널면 얼마나 개운한지! 아이를 업고 안으며 마실을 다녀도 멋진 몸쓰기이다. 이런 수수한 몸쓰기부터 하면 어떨까?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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