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1.19.


《사과와 할아버지》

 다케시다 후미코 글·스즈키 마모루 그림/정은지 옮김, 홍진 P&M, 2009.12.23.



등바람을 느낀다. 이 등바람이란 바닷바람이다. 바닷바람이란 마녘에서 높녘으로 가는 바람으로, 겨울이 꺾이면서 봄여름에 부는 바람이다. 며칠 앞서는 얼핏설핏 느꼈다면 오늘은 짙게 느낀다. 함께 자전거를 타는 작은아이랑 이야기한다. “이제 뒤에서 힘껏 밀어 주는 바람이네.” “네, 그래요.” “이제는 바람이 세도 안 춥구나.” “네. 그래도 귀는 시려요.” “아직 겨울이니 자전거 탈 적에 귀도리는 스스로 챙겨.” “헤헤.” 봄가을이건 여름겨울이건 늘 자전거를 탄다. 비가 오건 눈이 오건 대수롭지 않다. 큰바람이 몰려올 적에 자전거를 타면 후들후들 떨리지만, 바람이 세어 도무지 앞으로 안 나가지만, 그래도 이 모든 날씨랑 철마다 다르게 땅을 밟고 바람을 마시는 마실길이 새롭다. 《사과와 할아버지》는 기무라 아키노리 님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옮겼다. 어린이한테는 이렇게 간추려서 풀꽃살림을 들려주면 좋구나. 이 그림책을 곁에 둔 어린이나 어버이가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지만, 틀림없이 몇 가지 사랑씨앗을 심어 주었으리라 본다. 우리가 따스히 쓰다듬으면서 속삭이면 풀꽃나무가 반긴다. 미워하지 않고 웃는 노래로 어루만지면 풀꽃나무가 튼튼히 자란다. 아이를 낳아 돌보는 살림길도 이와 같지.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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