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457

《冬の流行 婦人子供洋服の作方》
 編輯部 엮음
 主婦之友
 1933.12.

  겨울 한복판을 지나고 새봄을 앞둔 2021년 1월에 솜이불을 처음으로 장만했습니다. 포근한 시골자락에서 살며 솜이불까지 안 덮어도 되리라 여기다가, 막상 솜이불을 아이들 잠자리에 펴고 보니 매우 좋더군요. 왜 진작 안 갖추었을까 하고 뉘우쳤습니다. 두 아이를 낳아 돌보는 동안 언제나 ‘아이먼저’를 마음에 새겼습니다. 옛말에 ‘어른먼저(장유유서)’가 있지만, 저는 밥도 옷도 살림도 늘‘아이먼저’를 살핍니다. 버스를 타고내릴 적에도 늘 ‘아이먼저’요, 아이가 먼저 즐겁고 홀가분히 뛰놀거나 노래할 터전을 헤아립니다. 《冬の流行 婦人子供洋服の作方》은 ‘主婦之友’ 곁책(부록)으로 1933년 12월에 나왔다는데, ‘主婦之友’는 ‘主婦の友’란 곳입니다. 이 이름이 우리나라로는 “주부의 벗·주부생활”로 퍼졌어요. “-의 벗·-생활”로 이름을 붙인 숱한 달책(잡지)은 하나같이 일본 달책을 베끼거나 흉내냈습니다. 그나저나 이웃나라에 싸움판을 벌인 일본인데, 싸움 한복판에도 ‘어린이한테 입힐 옷’을 헤아린 책을 꾸렸네요. 아무리 총칼질을 앞세우더라도 어린이가 ‘먼저’인 줄 조금은 생각했나요? 어린이가 배부르면 어른은 마음이 부릅니다. 어린이가 웃으면 어른은 기쁩니다. 어린이나라일 적에 아름나라이지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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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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