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빛 2021.1.21.
새로 지어서 쓰는 낱말 가운데 ‘곁님’이란 말씨를 반기는 이웃님이 많습니다. 곰곰이 돌아보면, 저는 동생이나 어린이한테 말을 놓기가 매우 꺼림했습니다. 고작 나이를 앞세워 말을 놓아도 되나 싶더군요. 더구나 어른스럽지 않고 나이만 잔뜩 먹고서 말을 함부로 놓는 이들을 숱하게 마주하면서 더더욱 어린이한테 말을 놓기 싫었어요. 그래서 어린이한테도 ‘씨’나 ‘님’을 붙여서 불렀고, 이 말버릇이 무르익어 ‘곁님’ 같은 낱말을 짓는 바탕이 되었고, ‘이웃님·동무님’이나 ‘풀님·꽃님·비님·글님’ 같은 말도 부드러이 쓰는 오늘입니다. 어느 이웃님이 쓴 글을 읽다가, 곁에 둘 수 있다면 우리는 누구나 스스로 아름다웁구나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무리 나이를 많이 먹은 어른이 되더라도 아이하고 마음을 섞고 싶다면 모든 사람 말씨는 노래가 되리라고도 생각합니다. 우리가 쓰는 말은 일부러 쉽게 손질하지 않아도 돼요. 그저 어린이하고 노래하는 즐거운 마음으로 낱말을 알맞게 고르고 가다듬으면 될 뿐입니다.
누구를 도울 적에는 ‘위하다’가 아닌 ‘돕다’를 쓰면 됩니다. 도울 적에는 ‘헤아리’거나 ‘생각하’는 마음이 깃듭니다. ‘쓰다’라 하면 되니 ‘사용하다’는 손질합니다. 마음이나 힘을 알맞게 씀녀 되고, ‘할 것 같다’ 같은 말씨는 ‘할 듯하다’를 비롯해서 여러모로 손질해 볼 만합니다. (120쪽)
말길을 더 느끼고 싶다면 《말 잘하고 글 잘 쓰게 돕는 읽는 우리말 사전 3》(자연과생태, 2018)을 곁에 두어 보셔요. 낱말책(사전)이 들려주는 노래를 같이 누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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