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제삿날 지식 다다익선 37
이춘희 글, 김홍모 그림 / 비룡소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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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602


《할머니 제삿날》

 이춘희 글

 김흥모 그림

 비룡소

 2011.1.21.



  큰집에서 나고자란 터라 어릴 적에 ‘제사’랑 ‘차례’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지난날에는 어머니 홀로 집일을 맡아서 해야 했으니, 숱한 일거리에다가 ‘제사·차례’란 어마어마한 짐이었습니다. 작은집에서 가끔 일손을 거들기는 했으나 언제나 그날 느즈막이 와서 조금 손댈 뿐이에요. 닷새나 이레쯤 앞서 저자마실을 하고서 사나흘을 꼬박 제사차림이나 차례차림을 챙겨야 했습니다. 예전에는 버스를 타고 나가서 들고 왔으니 저자마실 심부름은 형하고 제 몫입니다. 그리고 바지런히 어머니 곁에서 거들지요. 제사이든 차례이든 그날을 앞두고 몹시 바쁘지만, 제사나 차례를 마친 뒤에 치울 일도 한가득입니다. 저는 그날 맛보는 약과 한 조각으로 시름을 달랬는데요, 어머니 못잖게 너무 지긋지긋했습니다. 《할머니 제삿날》은 오붓하게 제삿날을 챙기며 맞이하는 사람들을 보여줍니다. 잘 모르겠습니다만, 잔치처럼 온집안이 모여 함께 일하던 집도 틀림없이 드물게 있었겠지요. 그렇지만 제삿날은 이제 사라지면 좋겠습니다. 없애자고요. 뭘 챙기고 올리고 하는 짓은 멈추길 바랍니다. 하더라도 아주 단출히, 수수히, 모두 하나씩 마련해서 모여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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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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