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1.14.


《SNOW》

 Uri Shulevitz 글·그림, Sunburst, 1998.



바람이 가라앉으면서 날이 폭하다. “이제 봄이야?” 하고 아이들이 묻는 말에 “네가 바람한테 물어봐.” 하고 대꾸한다. “봄인가?” 하는 아이들 말에 “한여름에도 추운 날이 있어. 한겨울에도 폭한 날이 있고.” 하고 보탠다. 다만 오늘부터 바람결이 바뀐 줄 확 느낀다. 아직 높바람이긴 하되, 높바람이 조금 누그러진다. 이 높바람은 앞으로 두 달에 걸쳐 천천히 누그러질 테고, 어느새 마파람으로 바뀌리라. 오늘이 바로 높바람이 꺾이는 하루랄까. 우리 집에는 보임틀을 안 들여놓기도 하지만, 새뜸을 끊은 지도 스무 해쯤 된다. ‘그들’이 하는 말을 따를 까닭도 들을 일도 없다. ‘우리’가 듣거나 생각할 말이란, 우리 마음에서 피어나는 사랑 한 가지하고, 우리 곁에서 노래하는 풀꽃나무라고 여긴다. 날씨가 궁금하면 하늘을 바라보면서 구름을 부르면 된다. 풀꽃나무한테 다가가서 “오늘은 어떤 날씨일까?” 하고 물으면 된다. 이러면 풀꽃나무는 “네가 바라는 대로.” 하고 알려준다. 《SNOW》를 가볍게 읽었다. 조금 더 생각날개를 편다면 한결 싱그러울 테지만, 그림님은 꼭 그만큼만 날개를 펴고 싶었겠지. 아이들이 한 판만 스윽 넘기고는 다시 들추지 않는다. 그냥 알리라. 그림책은 손멋이 아닌 ‘눈뜨는 사랑’이면 된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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