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1.11.


《그래도 마을은 돌아간다 16》

 이시구로 마사카즈 글·그림/오경화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0.10.30.



아침에 가스를 새로 받는다. 엊저녁에 밥을 하는데 가스 새는 냄새가 많이 나더니 이내 사그라들었다. 가만 보면 가스가 다 될 즈음 ‘새는 냄새’가 짙더라. 몇 달 앞서 가스를 받을 적보다 값이 꽤 올랐지 싶다. 다들 오르네. 집안일을 추스르고서 낮에 읍내를 다녀온다. 갈수록 해가 길어지니 다섯 시가 넘어 집으로 돌아와도 아직 밝다. 더구나 해가 아직 멧자락 너머로 가지 않았다. 이럭저럭 추스르고서 자리에 누워 등허리를 편다. 숨을 고른다. 끙끙거리면서 새몸을 그린다. 파랗게 빛나는 하늘처럼 이 몸에서 파란하늘 같은 숨결이 흐르기를 바란다. 《그래도 마을은 돌아간다 16》을 읽었다. 이 그림꽃책을 읽을까 말까 망설이는 사이 마지막걸음이 나왔고, 앞걸음은 거의 다 판이 끊어졌다. 제법 오래 그린 책이니 앞걸음이 줄줄이 사라질 만도 하리라. 책이름처럼 “그래도 마을은 돌아간다”라는 말을 되씹는다. 아무리 온나라에 뻘짓이 넘쳐도 마을은 돌아간다. 시골을 떠나 서울로 쏠리는 사람이 넘쳐도 마을은 돌아간다. 다만 어린이 놀이랑 노래가 끊어지면 마을은 더는 안 돌아가겠지. 어린이가 없으면 어디이든 쓸쓸하다. 오늘날 시골이 쓸쓸하다면 어린이를 몽땅 서울한테 잡아먹힌 탓이다. 어린이가 뛰놀며 꿈꾸어야 비로소 마을인데.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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